" 1980년대 6400억 원 어음 사기 사건으로 주목받은 ‘큰손’ 장영자(81)씨가 150억 원이 넘는 위조수표를 쓴 혐의로 또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총 다섯 번째 실형으로 과거 수감 기간을 포함하면 총 34년을 복역하게 됐다. "
‘장영자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경제사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1980년대 초, 거액의 어음을 무차별적으로 발행해 6,400억 원에 이르는 사기극을 벌였던 장영자. 그 사건은 단순한 경제 범죄를 넘어 당시 정권과의 유착 의혹, 언론 통제, 대중의 분노 등 복잡하게 얽힌 종합 사회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묻습니다. 만약 장영자 사건이 지금 시대에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의 기준에서 본다면, 그 사건은 얼마나 다르게 평가되고, 또 어떤 파장을 일으켰을까요?
권력과 자본의 유착,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장영자 사건 당시 국민들이 가장 분노했던 것은 단순한 사기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권력과 자본의 유착’이었습니다. 장영자는 단순한 민간인이 아니었고, 정치권과의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지금처럼 SNS가 발달한 시대였다면, 당시 정권의 고위 인사들과의 관계는 몇 시간 만에 실명으로 퍼졌을지도 모릅니다. 유튜브와 트위터, 언론을 넘어 ‘팩트체크’라는 기능까지 있는 지금이라면, 그 사건은 한 달 넘게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을 겁니다.
지금의 프레임으로 본다면, 단순 사기가 아니다
요즘 사람들의 시선은 단순히 “돈을 훔쳤다”에 머물지 않습니다.
왜 그 돈을 끌어올 수 있었는가?
누가 묵인했고, 누가 방조했는가?
그로 인해 피해 본 이들은 누구인가?
장영자가 수표를 남발하고, 어음을 돌아다니게 했던 금융 환경은 당시의 ‘신뢰 기반 사회’에 문제가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현재 같았으면 금융감독원, 검찰, 시민단체, 언론 모두가 즉각 반응했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의 여론이 주도권을 쥐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투명해졌는가? 반복되는 대형 사기 사건들
장영자 사건 이후,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라임·옵티머스 사태, 루나 코인 폭락, 사기 투자 플랫폼 등 2020년대에도 대형 금융사기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형태만 바뀌었을 뿐, “정보 비대칭”과 “사적 커넥션”이라는 구조는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장영자 사건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그저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도 제2, 제3의 장영자를 만들고 있는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장영자 사건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
검증되지 않은 투자처는 경계하라.
고수익을 약속하는 곳일수록 의심하라.
정보는 공유하고, 감시는 함께하자.
권력과 자본이 결탁하지 않도록 시민이 감시해야 한다.
1980년대, 장영자는 은행을 흔들고 정권을 휘청이게 했습니다.
지금은 다르다고 믿고 싶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유사한 사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